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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계속된 구조조정 - 노동자를 위한 자본은 없다

지난 3월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CUV 신차)가 생산을 시작했다. 신차에 대한 관심이 높고 예약판매만 1만대를 일주일 사이에 넘기자 한국지엠은 창원-부평에서 연 50만대 생산체계를 만든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4월 19일에는 ‘생산하도급 문제 해결’을 얘기하며 정규직 발탁채용까지 들먹이며 ‘한국지엠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언론내용만 보면 뭔가 한국지엠이 나아지고 있어 보이지만 과연 실제로 그런가? 

생산축소 – 해고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지엠은 구조조정을 반복하며 노동자를 쥐어짰다. 정규직 수백명을 쫓아내고, 임금과 복지를 축소시켰다. 비정규직에 대한 대량해고도 반복했다. 연구소를 법인 분리해서 GMK와 GMTCK로 노동조합을 쪼갰다. 흑자부문이라 얘기하던 부평, 창원, 제주 물류센터도 폐쇄했다. 지엠은 끊임없이 한국지엠을 구조조정하며 완성차 공장의 역할을 축소시켜왔다. 한국지엠지부 조합원은 13600여명에서 7600명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구조조정 당시 한국지엠이 적자를 반복하고 있다고 얘기했지만, 한국지엠에서 발생한 이윤이 글로벌지엠으로 흘러들어간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실제 글로벌 지엠은 매년 10조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해왔다. 

 

생산확대 – 노동강도 증가


22년 260명 발탁채용에 이어 23년 65명을 신규발탁채용했다. 한국지엠은 ‘생산하도급 문제 해결’로 이름붙이며 정규직 채용을 늘리며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양 얘기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미 인원이 줄어들대로 줄어든 상황에 더해 정규직노동자들이 고령화되면서 신차 생산을 위해선 인원충원이 필수적이다. 비정규직 문제해결은 부차적이고 자본의 생산의 필요에 따라 인원충원이 진행된 것이다. 그나마도 최소한으로 충원되어 현장의 노동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창원공장의 경우 편성율이 94%까지 올라갔다. 높은 노동강도에서 생산량을 맞춰야 한다며 잔업, 특근을 늘리고 있다. 주 64시간 근무하는 부서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4월 19일 한국지엠이 또다시 ‘생산하도급 문제 해결’을 들먹이며 노동계와 협의하겠다고 나왔다. 이 역시 자본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올해만 정규직 400명이 정년퇴직이 예정되어 있다. 24년 500명, 25년 400명으로 3년 사이에 1500명 가량의 인원이 정년퇴직하면 50만대 생산도 어려워진다. 결국 자본은 인원을 충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불법파견이 명백하고 소송에서 백전백패 중인 한국지엠은 700여명의 비정규직 소송자들에 대한 방안도 필요하다. 결국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해고자를 이번에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하겠다며 생색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윤


생산을 줄이고 공장을 축소시키며 구조조정을 할 때 자본은 항상 적자타령을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노사가 함께 허리띠를 졸라 매자고 고통분담을 요구한다.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임금이 삭감되고 복지가 축소된다. 그러나 적자는 장부상에 불과할 때가 많고, 구조조정을 통해 자본이 더 많은 이득을 얻고자 할 뿐임이 밝혀진다. 경영진들은 구조조정에 성공하면 그 혜택으로 성과급을 더 받는다. 적자라고 하면서 한국지엠 임원들은 성과급으로 연봉의 50%를 받기도 했다. 
반대로 생산을 늘리고 흑자로 전환할 때 노동자들에게 그 이익을 분배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생산을 늘리고 인원을 충원해야할 필요가 생기더라도 인원충원은 최소화하고 노동강도는 최대치로 높이려한다. 비정규직 해고자를 채용하더라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처리하려고 신입사원으로 발탁채용하고 근속과 체불임금은 포기하도록 소송취하를 강요한다. 

노동자를 위한 자본은 없다!


한국지엠에서 비정규직 해고자를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한다는 계획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생산에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되, 최소한의 비용으로 채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파견 범죄를 은폐하여 법률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이다. 
한국지엠에서 불법파견 문제가 제기된지 18년이 지났다. 두 번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음에도 자본은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부평공장에서 일자리가 발생해서 당장 인원충원이 필요해진 상황임에도 해고자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언론플레이에 속아넘어가지 않는다. 한국지엠이 진정성 있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불법파견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권리는 노동자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은 그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