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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 산업보안분회, 청원경찰 부당해고 1년 집중투쟁을 마치며

청원경찰이 투쟁에 나선 이유

 

▲  3월 30일 대우조선해양 정문에서 해고된 청원경찰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4월 1일로 대우조선해양 각문과 주요 시설의 보안업무를 담당하던 청원경찰 노동자 26명이 부당해고 당한지 1년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청원경찰법에 따라 청원경찰을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동안 자회사였던 웰리브(전 옥포공영)에 불법도급을 줬다. 그런데 대우조선이 자회사였던 웰리브를 매각하자 웰리브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청원경찰 32명에게 최저임금을 강요했고, 이를 거부한 26명의 청원경찰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그리고는 대우조선해양에는 경비업을 반납하겠다고 했다. 
정리해보면 대우조선해양은 청원경찰을 직고용할 의무가 있고, 도급업체 웰리브가 불법 도급의 계약중단을 대우조선해양에 요청했다. 그렇다면 대우조선해양이 직고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웰리브는 청원경찰 26명을 해고하고, 대우조선해양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청원경찰법에 법위반시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러한 법의 허점을 이용해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집중투쟁기간 : 투쟁의지를 다지는 시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는 청원경찰 부당해고 1년을 맞아 지난 3월 30일부터 1주일을 집중투쟁주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 청원경찰 노동자들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정문에 텐트를 치고 철야농성 투쟁을 진행했다. 집중투쟁기간 중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도 열고, 출근시간에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의 불법,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알렸다. 3일차인 4월 1일 전국에서 연대온 200여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서문에서 투쟁문화제를 열고 정문까지 가두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행진을 마치고 정문농성장에서 해고투쟁 6년을 맞고 있는 구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동지들과 늦은 밤까지 간담회를 진행했다. 
해고라는 같은 처지에 놓인 노동자들의 토론은 삶 전체를 관통하는 동질감으로 가득했다. 투쟁의 길을 걸으며 각자의 생각과 삶이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 무너져 내리는 삶을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차오르는 분노를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지, 가족들의 고통을 보는 심정은 어떤 것인지 등 차마 눈물 없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넘쳤다. 하지만 이 고통은 ‘반드시 승리한다’라는 목표 앞에서는 이겨내야 할 과제이고, 넘어야 할 과정이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해졌다.
자본가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위와 같은 딜레마에 빠지게 해 스스로 포기하고 무릎 꿇게 하려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만든 법이라는 잣대로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고 투쟁을 무너트리려 한다는 것을 해고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었다. 우리들은 힘든 투쟁의 과정과 딜레마에 눈물대신 투쟁의 의지를 모았고, 포기 대신 연대를 약속 했다. 

 

 

연대를 확장하고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 것

1주간의 집중투쟁기간 동안 대우조선지회 상집위동지들이 아침 선전전에 함께 해 주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많은 동지들이 연대방문 해주었고, 금속노조의 뜻있는 간부들도 청원경찰노동자들의 복직투쟁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기로 결의를 모았다. 직접 함께하지 못한 지역과 전국의 노동자들은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 주고, 투쟁 기금도 전달해 주었다. 
대우조선 청원경찰 고용의 문제는 비단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많은 청원경찰노동자들이 비슷한 문제로 차별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래서 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청원경찰 해고노동자들의 문제를 전국적인 투쟁으로 만들고, 같은 처지에 있는 청원경찰노동자들과 함께하는 투쟁으로 확대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큰 물결과 결합해서 근본적 문제인 자본주의 착취 구조에 맞서는 노동자투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김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