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수) 한국지엠 부평, 창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홍영표의원 사무실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자들은 홍영표의원에게 두가지를 요구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노동개악 – 비정규직 노조에 직격탄
노동악법이 통과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은 더욱 악화된다. 지금도 쉽지 않은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현장출입은 가로막히게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에서의 피켓팅, 현장순회 등 기본적인 노조활동도 불법화될 수 있다. 원청 사업자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도 모자랄 상황에 오히려 면죄부를 쥐어주는 노동개악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적극 반대할 수밖에 없다.
홍영표 의원은 선거 때마다 용접공 출신이라며 자신이 노동자대표라고 자임해왔다. 그러나 홍영표 의원이 노동자들의 이익을 지키려 했는가? 정반대다. 홍영표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실질임금을 낮추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안 통과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면서 ‘광주형 일자리’, ‘SK하이닉스의 상생협력 모델’, ‘덴마크식 유연안정성 모델’ 등을 거론하며 사회적 타협으로 포장한 ‘노동자 양보’를 주장해왔다. 노동자출신이지만 충실하게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해왔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외치고 있다. “노동자출신이라고 얘기하고 싶다면 노동개악 반대하라! 그게 아니라면 이제 노동자는 그만 팔아먹어라!”
한국지엠 구조조정을 추진한 자본가들의 거간꾼
홍영표 의원은 18년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면서 민주당 한국지엠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산업은행-지엠-노조 사이의 입장을 조율하며 협상 타결에 깊숙이 관여했다. 그 협상의 결과가 어떠한가?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과정에서 3,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쫓겨났다. 이후 지엠은 한국지엠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의 대가로 8,100억 원의 정부지원을 받았지만 아직 한국지엠의 구조조정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지엠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 후 R&D센타를 법인분리했고, 부평 물류센터를 폐쇄했고, 창원 제주 물류센터 폐쇄를 추진 중이다. 얼마 전 카젬 사장은 2020년 임단협 교섭석상에서 부평2공장에 대해서 22년 이후 생산계획이 없다며 공장 폐쇄를 암시하는 협박을 했다.
또한 한국지엠은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지화하지 않고 있다. 고등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확정되고, 노동부에서 불법파견에 대해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창원과 부평의 비정규직은 정규직 전환은커녕 오히려 해고되어 공장밖으로 쫓겨났다. 창원과 부평공장의 149명(창원 127명/부평 22명)의 비정규직지회 해고자들이 복직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엠은 한국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속하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고, 법원의 판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해고된 비정규직에 대한 복직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과연 한국지엠이 정상화되었는가? 홍영표 의원은 한국지엠 출신이라는 포장지로 환상을 조장하고 중간에서 자본가들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주는 거간꾼 노릇을 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홍영표 의원 사무실 농성에 들어가자 그는 보좌관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두 가지 요구에 대해 입장이 있다. 하지만 입장 표명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 우리를 협력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 문제 해결의 도구로 사용하시라. 우리는 노사 당사자가 아니라서 해결을 약속하기는 어렵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해석하기도 어려운 답변이다. 굳이 해석해 보자면 ‘요구사항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 해고자 복직관련 필요한 사항을 얘기하면 사측과 중재를 설 수도 있는데, 해결할 수는 없다’ 농성자들이 요구사항에 제대로 답변 안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농성하실 거면 계속 하시라”고 뻔뻔하게 얘기하고 떠났다.
노동자출신임을 강조하며 오히려 노동자들을 팔아먹는 이들이 있다. 홍영표도 그 중 한명이다. 노동자의 계급적 이익을 제대로 옹호하는 정치세력이 없으니 노동자출신임을 이용하는 출세주의자들이 계속 등장하게 된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눈을 현혹하며, 자본가들의 이해를 지키는데 이들을 활용한다. 이런 이들이 활개치지 못하게 하려면 노동자를 대변할 제대로 된 노동자당이 필요하다.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