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서는 노동자> 대우조선해양 현장신문 파워공투쟁 특별호 (20210412)
파워공의 생존권 투쟁은 정당하다!
파워공들의 투쟁이 너무나 뜨겁다. 지금껏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대우조선 원청도 깜짝 놀라고 투쟁하는 파워공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얼마나 쌓인 것이 많으면 이렇게까지 투쟁한단 말인가!
너무나 많이 당했던 하청노동자
작년 한해에만 4천6백 명이 넘는 하청노동자가 대우조선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이전에는 상여금 550%를 빼앗겼고 일당이 삭감됐다. 하청노동자들은 데마찌가 나도 무급, 비가와도 무급, 코로나로 자가격리해도 무급, 일을 못하면 그대로 무급이다.
하청노동자들이 이렇게 빼앗기는 동안 원청인 대우조선은 지난 4년간 약 2조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물론, 정규직노동자들도 임금동결, 잔·특근 통제, 희망퇴직 등을 당해야만 했다.
살기 위해 투쟁을 선택한 파워공
파워공들은 살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매년 삭감되는 일당을 2년 전 투쟁해서 겨우 1만원 올렸다. 법정공휴일, 연월차수당, 주휴수당, 심지어 퇴직금까지 일당에 다 포함시킨 일당이다.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조선소에서 판을 치는 포괄임금제로 실질임금은 더 낮다.
그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은 망가지는데 월급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살기위해서는 일당을 더 올려야 했다. 하지만, 업체사장은 언제나 ‘회사가 어렵다’, ‘기성금이 적다’는 핑계를 대며 안 된다고 했다. 말로는 임금인상을 할 방법이 없기에 싸울 수밖에 없었다. 살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모든 하청노동자들이 지지하고 있다
파워공들의 투쟁은 모든 하청노동자들의 처지와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일까, 모든 하청노동자들은 파워공들의 작업거부와 집회에 박수를 보낸다. 악을 쓰고 길을 막아도 화를 내기는커녕 괜찮다며 오히려 응원한다.
당연하다. 어느 하청노동자인들 싸우고 싶지 않겠나. 툭하면 일없다고 나가라하고, 회사 어렵다고 별의별 방법으로 임금 깎는데 화나지 않을 하청노동자가 있겠는가.
파워공의 투쟁은 시작일 뿐
도장부 9개업체 파워공의 투쟁은 시작일 뿐이다. 그동안 노동조합으로 뭉치지 못해 이기고도 다시 빼앗기기를 반복했던 파워공들이 노동조합에 대규모로 집단가입하고 있다. 파워공들의 투쟁을 보며 함께 싸워야겠다고 생각하는 타 직종의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우조선 원청과 하청사장들이 버티고 시간을 끌면 투쟁하는 파워공이 흩어지겠지라고 생각하는데 큰 착각이다. 이미 대세는 굳어졌다. 투쟁에 참여하는 타 직종의 하청노동자가 늘어나고 있고 모든 하청노동자로부터 지지받는 이 투쟁은 반드시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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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공들은 왜 지원센터에 찾아갔는가?
지난 8일(목), 파워공들이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지원센터에 갔다. 월요일부터 9개 하청업체 대표에게 교섭을 하자는 공문을, 대우조선 원청에게는 교섭의 다리가 되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측은 파워공의 생존권 요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노동자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입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 그 과정에서 정규직 관리자와 노동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측은 하청노동자가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폭력을 유발한 것은 누구인가? 관리자를 방패막이로 동원한 것도 모자라 회사 안에 공권력까지 불러들여서 폭력사태를 유발한 것은 바로 사측이다.
▮하청노동자는 폭력집단?
사측은 충돌 과정에서 관리자들이 다쳤다며 하청노동자를 폭력집단이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다친 것은 사측 관리자만이 아니다. 노동자들도 다쳤지만 사측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가장 우선이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의 본질을 흐리고 폭력사태로 몰아가는 사측의 의도는 분명하다. 아무리 투쟁의 기세를 꺾으려 해도 매일같이 다치고 죽어나가는 현장을 견디며 버텨온 노동자의 분노는 결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폭력사태의 책임자는 사측이다
지원센터 폭력사태에 동원된 사측 관리자들 대부분이 사무직 노동자다. 이들 역시 회사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다. 이들이라고 원해서 나갔겠는가? 회사가 교섭에만 응했다면 아무도 다치지 않았을 것이고, 노동자들 간에 서로 갈등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노동자를 부려먹고 책임은 지지 않는 하청업체 바지사장들과 대우조선 원청에게 있다.
▮누가 하청노동자 임금을 책정하는가?
파워공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대우조선 원청 사장을 찾아갔다. 하청노동자가 하청사장을 찾아가야지 왜 원청 사장을 찾아갔을까?
하청노동자 임금은 대우조선 원청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원청이 하청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임금을 지급하도록 기성금을 지급하면 된다. 그런데 그동안 원청은 기성금을 제대로 올려주지 않았고, 하청노동자 임금은 줄어들었다. 실제로는 대우조선 사장이 하청노동자 임금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임금뿐만 아니라 작업도 원청의 지시에 따라 결정된다. 하청노동자 임금을 인상하려면 하청사장이 아니라 원청 사장을 찾아가야 한다. 하청노동자의 진짜 사장은 대우조선 사장이기 때문이다!
▮남의 회사라고?
파워공이 투쟁을 시작하자 “남의 회사에서 왜 하청이 그러냐”고 회사가 얘기한다. 황당하다. 성루기업 파워공이 “성루기업” 배를 만드는가? 성루기업 하청노동자들도 대우조선 배를 만든다. 대우조선 안에서 같은 배를 만들고 있는데 남의 회사라니!
한 척의 배를 원청과 하청노동자들이 함께 만든다. 누구 하나라도 빠지면 배는 완성되지 않는다. 원청과 하청노동자는 말 그대로 “한 배를 탄”노동자들이다.
▮휴업수당 받아냈다!
파워공들이 작업을 거부하고 투쟁하자 공장이 멈추고 있다. 파워공 때문에 일을 못한다며 터치업, 스프레이 노동자들에게 휴업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업체가 있었다.
하청노동자들은 휴업을 지시한 게 회사니까 휴업수당을 지급하라고 항의했다. ‘회사가 휴업을 지시하면 휴업수당은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 그게 법이다.’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항의하자 결국 업체 사장은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파워공이 잘 되면 모두가 잘 된다
그동안 대우조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대부분 임금이 제대로 오르지 않았다. 정규직도 15년부터 임금동결을 반복했다. 17년부터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데도 어렵다는 얘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동안 임금동결, 희망퇴직, 인원축소, 상여금삭감 등 노동자들에게만 희생과 양보를 요구했다. 참을만큼 참았다. 이제 희생과 양보는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가 해야한다. 땀흘려 일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 파워공의 정당한 임금인상 요구에 모두가 응원하고 박수를 치고 있다. 파워공 임금인상을 시작으로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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