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대박? 신기루!
“‘암호화폐로 22억 대박’, 30세 파이어족의 투자 노하우”
“파이어족 진짜 있네, ‘투자로 35억 벌어 29살에 퇴사했어요’”
“코인으로 650억 벌고 삼성전자 퇴사한 직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1000원 주고 산 코인이 23억원으로, 도지코인 뛰어넘는 초대박 코인 탄생”
비트코인을 검색창에 치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투자로 부자가 되었다는 수백 건의 기사를 볼 수 있다. 대박 사례 보도를 보고 뒤늦게 비트코인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출근길에 비트코인 가격 변동
을 밤새 보느라 눈이 벌겋게 충혈된 노동자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젊은층의 암호화폐 투기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 249만 5,289명 중 20·30세대가 절반 이상(63.5%)이다.
대박 언론 보도가 모두의 현실은 아니다. 누군가 수백억을 벌었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수백억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급등하는 만큼 급락도 반복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5월에만 36% 폭락했다. 이날 경찰이 마포대교 순찰을 강화하는 씁쓸한 일도 벌어졌다. 성공담과 투자금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공포가 교차하고 있는 코인 시장이지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이 뭐길래?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은 매일매일 언론에 오르내리며 이제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비트코인 등을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정부,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없이 개인 간의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화폐의 일종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적용되어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비트코인의 시작은 투기가 목적이 아니었다. 암호화폐는 오히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온 상황에서, 기존 금융기관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작되었다. 2009년 금융위기는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싼 이자로 화폐를 대거 공급하고 금융기관들이 파생상품 등 투기를 조장해서 만든 부동산 버블로 촉발됐다.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때도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는데, 여기서 막대한 이득을 취한 것은 거대 은행과 자본가들이었다. 손해는 가난한 이들에게 떠넘기고 부자들이 돈을 벌어가는 금융시스템에 규탄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 상황에서 소수 금융기관의 독점 지배로부터 탈피해 개인들의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만들자는 제안이 시작된 것이었다. 조작이 불가능하고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거래의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획기적인 화폐 시스템과 이를 구현할 기술 방안으로 암호화폐가 시작되었다.
급등과 급락
현실은 비트코인의 취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지금 접하는 비트코인에 대한 얘기는 기존 금융자본의 대안이 아니라 가격 급등과 급락에 따른 투기가 주를 이룬다. 이제 비트코인은 투기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2009년 1월 첫 채굴에 성공한 비트코인은 2010년 5월 첫 거래가 이뤄졌을 때만 해도 코인당 2.7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1년 4월에는 1코인이 8,000만 원을 넘어섰다. 11년 사이에 3,000만 배가량이 뛰었다.
비트코인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기존 화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지급을 보증하지만, 비트코인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비트코인이 가진 유일한 가치는 그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점뿐이다. 이 사람은 비트코인이 오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려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계속 떨어진다면 그런 사람은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신기루와 다름없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가격의 등락이 급격하게 벌어지기도 한다. 2021년 4월 8,000만 원하던 가격이 한 달 사이에 4,000만 원까지 폭락하는 황당한 일도 쉽게 일어난다.
왜?
그렇다면 지급보증이 되지 않는 비트코인 1코인이 8,000만 원까지 치솟은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은 비트코인에 대한 기존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승인’과 ‘보증’에 기초한다. 유럽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2017년 4월 일본정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들도 그해 12월 비트코인의 파생상품을 상장했다. 투기꾼들은 이 소식을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진입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맘 놓고 투기를 시작했다. 2017년 초만 하더라도 1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던 비트코인이 2018년 1월 2,600만 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 다시 300만 원대로 폭락했다. 급등과 급락 과정에서 누군가는 돈을 벌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전 재산을 잃었을 것이다. 당시 투기 자본이 개입했다는 증언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던 비트코인이 2020년부터 급등세로 돌아서고 8,000만 원까지 치솟게 된 배경은 국가의 ‘양적완화’ 정책에 있다. 특히 코로나 시기 미국 등 정부가 돈을 풀면서 부동산, 주식 등으로 투기자본이 몰려다녔다. 투기자본이 선택한 놀이터 중 하나가 비트코인 암호화폐 시장이다. 투기자본이 몰려든 비트코인을 비롯한 전 세계 암호화폐 자산의 시가 총액이 2021년 4월 6일 처음으로 2조 달러(약 2,257조 원)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에 몰려드는 2030
비트코인에 젊은층이 몰려들고 있다. 어차피 평생 일해도 서울에서 집 한 채 구하기 어려운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투기에 몰두한다. 전통적인 투기인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서 동학 개미로 표현되는 젊은층이 일부 비집고 들어가기도 하지만 대자본, 기관 투자 등 기존의 기득권들이 똬리를 틀고 부를 증식하는 것을 상대하기 어렵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은 상대적으로 기존 자본의 영향력이 적고, 적은 자산을 보유한 젊은층이 이익을 얻을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거대 자본을 동학개미가 이길 수 없다. 암호화폐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을 적어 올리자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20% 뛰었다. 3월엔 테슬라를 살 때 비트코인을 받겠다고 했고, 비트코인은 두 달 새 약 3,600만 원에서 약 7,700만 원까지 올랐다. 그런 머스크가 돌연 입장을 바꿔 "테슬라 결재에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비트코인은 한때 15% 넘게 폭락했다. 거대 자본가의 말 한 마디에 천문학적 금액이 움직이고, 폭락장세에 수많은 이들의 삶이 망가진다.
6월에는 트럼프가 암호화폐를 비판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8% 가량 떨어지기도 했고, 미 재무장관의 금리인상 발언에도 암호화폐는 급락했다. 거대 자본가들과 정부의 한 마디에도 크게 요동치는 비트코인에서 젊은층이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땀흘려 일하는 것은 바보짓?
많은 노동자들이 비트코인 차트에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있다. 특히 젊은 노동자들이 그렇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도박판에 끼어들어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을 잘못됐다고 비판하기만 할 수는 없다. 평생 일해도 안정적인 집 한 채를 구할 수 없는 삶, 최저임금을 넘지 못하는 인생,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쳇바퀴 같은 삶이 노동자들을 도박판에 기웃거리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는 사회적 구조, 자본주의 시스템이 노동자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
저임금, 빈곤, 불안정한 삶의 해결책은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을 비롯한 자본주의 도박판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도박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땀흘려 일하는 이들이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대폭 높여 생계를 보장받아야 한다. 파견법 폐지를 시작으로 비정규직 제도를 없애고 모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사회가 구성원들의 의료, 교육, 주거, 노후를 보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땀흘려 만들어낸 것을 일부 자본가가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모두에게 평등하게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 그게 가능할까? 비트코인으로 부자되기, 로또로 인생역전하기보다 확률은 더 높다. 노동자들이 단결하기만 한다면!
진환
# 비트코인(위키백과) 비트코인(영어: Bitcoin)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이다. 비트코인의 화폐 단위는 BTC로 표시한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하여, 2009년 1월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했다. 중앙은행 없이 전 세계적 범위에서 P2P 방식으로 개인들 간에 자유롭게 송금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또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 부담이 적다. 거래장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여러 사용자들의 서버에 분산하여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하다. SHA-256 기반의 암호 해시 함수를 사용한다. 비트코인을 계산하는 계산기도 많이 활성화되었다. 비트코인은 이른바 ‘채굴’을 통해 발행되는데, 누구나 공식사이트에 접속해서 매우 복잡한 수학 문제를 컴퓨터 연산을 통해 해결하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2009년 비트코인의 소스 코드가 공개되었고,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리플, 라이트코인, 에이코인, 대시, 모네로, 제트캐시, 퀀텀 등 다양한 알트코인들이 생겨났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이후에 등장한 암호화폐를 의미하며, 비트코인은 여러 알트코인들 사이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