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청년 모시기?
대선을 앞두고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청년 모시기에 난리다. 얼마 전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8세 고등학생을 광주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과학 분야 2030세대 전문가 4명을 선대위원으로 영입했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도 청년과의 소통을 얘기하며 청년 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들은 과연 청년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청년지원금? 언 발에 오줌누기
이들 대선후보는 청년층의 표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진정으로 청년층의 요구를 담고 있지는 않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기본소득 지급, 기본주택 청년 우선 공급, 청년 기본금융 등을 내걸고 있다. 연 200만 원의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임기 내에 공급할 기본주택 100만 호 중 일부는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수강하는 학점에 비례해 등록금을 납부하는 ‘학점비례 등록금제’도 제안했다.
윤석열은 저소득층 청년에게 최장 8개월 동안 월 5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도약보장금을 만들겠다고 한다. 청년들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취업 후 연간 250만원 한도로 납입액의 15~25%를 국가가 보조하는 ‘청년도약계좌’도 공약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원가주택’안을 제시했다. 무주택 청년 가구가 주택을 시세보다 낮은 원가로 분양 받아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매각해 차익의 70%까지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 대선후보의 청년 공약은 50보 100보다. 지원금을 일부 지급하여 죽지 않게 연명하는 수준이다. 청년층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은 찾기 어렵다. 그러면서 선거캠프에 청년층이 참여하고 있다는 쇼를 보여줄 뿐이다.
청년층의 문제는 뭔가?
현재 2030 청년세대가 겪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용이다. 청년의 고용률은 45%에 불과하다. 그리고 힘들게 첫 직장을 구한 청년들의 47%는 1년 미만 계약직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취업자 수는 작년 동기대비 54만 명 증가했지만 그 중 53만 명이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단 1만 명이 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구했다 하더라도 태반이 비정규직, 계약직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청년노동자들이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년들 다수가 빈곤의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청년 1인 가구의 40%가 ‘주거 빈곤’을 겪고 있다.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지만, 청년 자영업자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29세 이하 청년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0년 기준 20.1%로 전체 평균(12.3%)의 1.6배에 달했다. 청년층 부채도 늘고 있다. 2015년 1491만 원에서 2020년 3479만 원으로 연평균 18.5% 올랐다.
이미지가 아니라 알맹이
청년층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비정규직이 아니라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로, 최저임금이 아니라 생활이 가능한 생활임금을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국민의 힘은 이런 공약을 내걸지 않고 청년 이미지만 가져가려 한다. 청년층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포장지가 아니라 안정적인 삶과 미래를 위한 알맹이다.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