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모두에게 평등하다?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과 위험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ㆍ무급휴직 등으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유례없는 재난 속에서 사람들은 바이러스 앞에서는 나이와 성별은 물론이요, 학력이나 경제력, 혹은 피부색은 의미가 없으며, 모두가 평등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빈부에 따라 다른 방식
상위 1%의 부자들은 바이러스 감염을 피해 멀리 떨어져 있는 개인 섬으로 도피하는 반면, 가난한 이들은 생계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매일 일터로 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육아ㆍ교육ㆍ주거, 심지어 인터넷 접속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빈부격차가 확인되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사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음반 제작자인 데이비드 게펜(77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6,700
억 원 가량의 초호화 슈펴요트를 타고 ‘자가격리’ 중이라는 사진을 자랑삼아 올려 비난을 받았다. 스위스의 한 고급호텔은 수십만원대의 검사부터 최대 5천만원의 왕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으며, 미국의 한 호텔은 일주일에 약 2,400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면 오션뷰를 자랑하는 객실에서 청소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요, 클럽하우스 라운지에서 모든 식사를 제공한다. 부자들은 아예 이번 기회에 외딴 섬을 통째로 사는데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 원)까지도 쏟아붓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진단검사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한쪽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치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민간보험이 없는 이들은 코로나 진단치료비로 무려 4,200만 원을 청구받기도 했다. 이런 이들이 미국민 전체의 10%에 이른다. 감염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생존의 위협이 따른다. 미국의 경우 2주만에 1,00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률이 한 달 새 3.5%서 17%로 급등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은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상황을 버텨내야 한다. 미국 아마존의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전면적 현장소독과 유급휴가 등을 요구하며 30일 오후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사회로 충분한가?
아프리카의 60%는 의료는커녕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30%는 의료에 접근하지 못한다. 가난한 이들에겐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도 아프리카와 다를 바 없다. 가난한 이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은 전염병을 통해 전체로 확산된다. 이런 사회구조에서 인류의 생존은 지켜질 수 있을까?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사회구조 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