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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0년 대우조선은 피바람이 불고 있다

noheflag 2020. 10. 14. 20:05

상반기에만 4천명이 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업체폐업으로 일자리를 잃고 현장에서 쫒겨 났다. 가족들을 포함한다면 1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생계를 잃어버린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로 해고를 금지하고 생계비를 지원해야 할 필요성과 목소리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은 노동자들을 잘라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경영진 그리고, 현정부를 비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대우조선은 2020년 상반기에만 3천억이 넘는 흑자를 기록 했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흑자는 2조 4,030억이나 된다. 이 흑자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을 빼앗고 노동자들을 죽여서 만든 것이다.  
4천명이 잘려 나갔음에도 부족한지 대우조선은 수천 명의 노동자들을 더 잘라 내려 하고 있다. 업체폐업을 통한 인적 구조조정에 더해 희망퇴직, 권고사직, 정리해고까지 진행하고 있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던 하청노동자들이 드디어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1도크 탑재업체 명천기업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와 함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명천은 2019년 3월 1일 금강산업(대표 최창식-원청 관리자 출신)을 인수해서 운영 중인 신생 업체이고 업체장은 대우조선 용강이라는 하청업체에서 총무로 일하던 자이다. 또한,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지회장(필자)이 근무하다 해고된 업체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7일(수)에는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자체의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거제 시장을 만났다. 다음날 거제시장이 대우조선 경영진과 하청사장단 대표를 만났지만 계속해서 하청노동자를 더 잘라낼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현재 거제시는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지자체가 지원해서 고용을 안정시켜 보자는 내용의 ‘거제형 일자리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거제 시장은 양대 조선소(대우, 삼성) 최고 경영진을 만나 동참 약속까지 받았고, 이는 언론에 기사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거제시장과 언론 앞에서는 상생을 말하고 뒤로는 하청노동자를 잘라내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자본가들의 이중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자본가들의 기본적인 태도이고 속성이다. 이중성을 겸비하지 않고는 자본가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부뚜막의 고양이 같은 존재들이고, 자본가는 차가운 태양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과 기만의 다른 이름이다.

 

▲ 대우조선내 서문식당 앞 출근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명천노동자들과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명천노동자들은 정리해고명단이 나와 산자와 죽은자로 갈라지기 전에 투쟁에 돌입했다.


자본가들은 멈출 생각이 없고 시장이란 자는 무능하다. 이제 남은 것은 투쟁밖에 없다. 거통고 조선하청지회는 ‘명천 정리해고’는 조선하청지회를 파괴하기 위한 대우조선 원청의 공격으로 간주하고 명천 노동자들과 함께 사활을 걸고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명천 정리해고를 막아내고 우리의 생존권을 지킬 것이다. 우리는 노동의 권리를 지켜내 기어코 현장에 남을 것이다.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